(7시간)
하루 중 가장 바쁜 시간, 남편을 출근시키고 딸 은서와 함께 유치원 등원길을 재촉하는 그 시간,
낯선 번호로 걸려오는 한 통의 전화, 그리고 너머에서 들려오는 낯익은 목소리......
이 정순 권사님... 아침부터 왠 일일까?
감사 릴레이가 나에게 도착했슴을 알린다.
순간 당황되면서도 올 한해 감사했던 것들을 떠올리게 된다.
되돌아 보건대, 올 한해 동안 감사했던 일들이 참 많았던 것 같다.
첫번째는 남편의 취직을 통해서이다. 오랫동안 몸 담았던 회사가 정리되고 다른 곳으로의 취업을 놓고 기도하고 있었는데 3월초에 좋은 곳에 입사하게 하신 것이다. 취업을 통해 이전보다 더 풍성한 물질의 복을 주시고 그 물질을 잘 사용하도록 지혜를 주셔서 하늘에 보화를 쌓아가는 기쁨도 누리게 하심이 참으로 감사하다.
두번째는 내게 목자 남편을 주신 것이 감사하다.
목자가 되기 전, 남편은 주일에 한번 교회 마당만 밟고 다니던 그런 성도였다.
그런데 목자가 되고 나서 남편은 점점 변해가고 있고, 올해는 정말 온유한 사람으로 변화했다.
결혼 전, 존경할 수 있는 그리고 신앙적으로 나를 리드할 수 있는 배우자를 달라고 기도했었다.
남편과의 결혼을 결정하면서 그 기도는 결국 응답이 안 됐구나 라며 체념했었는데, 서서히 그 기도가 응답되고 있음에 놀랍고 감사할 따름이다. 남편에게 별다른 말은 안했지만 먼저 변화하고자 노력하고 용기를 내 준 것이 참 고맙다.
세번째는 가족이 함께 하늘의 소망을 바라보게 하신 것이다.
이제는 여섯살이 된 딸 은서도 함께 기도 제목을 공유하며, 하나님이 누구신지, 무엇을 하나님이 기뻐하시는지, 천국이 어떤 곳인지, 목장 예배 때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조금씩 함께 얘기해 나가며 나눌 수 있음이 감사하다.
네번째는 어머니의 삶을 통해 십자가 앞에 나를 내려 놓게 하신 것이다.
내려놓기 싫어 꼭 붙들고 주저주저하는 내게 내려놓으라고, 내려놓고 가벼워지라는 말씀에 이제야 내려놓은 것이 한가지 있었다. 그것을 십자가에 내려놓고 맡겨 드리니 평안한 마음을 주신 것이다.
평안한 마음과 더불어 그 동안 힘들게 했던 불면증이 사라져 잠을 잘 자게 해주신 것도 감사하다.
다섯번째는 목장 사역을 통해 하나님의 마음, 어머니의 마음을 품게 하신 것이다.
늦둥이 막내로 자라 제멋대로이고 이기적이었던 나를 점점 목녀의 모습으로 다듬어 가시는 주님의 인내심 있는사랑이 감사하다.
목녀로서의 삶이 힘들다고, 몸이 아프고 아이가 어려서 더 힘들다고 투정하는 내게 그래도 다독거리며 괜찮다고, 내게 할 수 있도록 힘을 주겠다고 기대라고 위로해 주시는 주님의 포근한 사랑이 감사하다.
부족한 것 투성이, 실수 투성이 목녀에게 순종하는 목원들을 가족으로 묶어 주심도 감사하다.
어떠한 힘든 순간에도 가장 먼저 기도로 함께 해준 목장 식구들 덕분에 그래도 올 한해 평안하게 보낼 수 있었던 것 같다.
가끔 하루하루가 그저 무덤덤하게 지나가는구나 하며 아쉽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이렇게 감사할 일들이 많았던 걸 보니 올해는 정말 행복한 한 해가 아닌가 싶다.
멀리 보이는 아득한 행복을 구하며 사는 것보다 가까이에 있는 소소한 일에도 감사하며 사는 것, 그것이 진정 행복으로 가는 가장 빠른 지름길이 아닐까 생각한다.
감사의 고백을 이어갈 기쁜 소식을 어머니의 삶 같은 모둠의 이민경 사모님께 전해 드리고 싶습니다.
받으세요~~~ 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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