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번째 감사는 청양한인교회 설립 12년차를 달려가며 주님께 쓰임받게 하신 것입니다.
2002년 청도에 입성할 때 약 5년 정도 부목사로 잘 훈련받고 돌아갈 것을 기대하고 왔습니다. 물론 처음에 청도는 꿈에도 생각지 못했던 곳입니다. 원래는 홍콩으로의 인도하심을 놓고 기도하고 있었거든요. 그런데 하나님께서 청도로 부르셔서 약 2년간 훈련시키시더니 청양으로 보내주셔서 교회를 개척하게 하셨습니다. 이곳에 교회가 세워지기까지는 청도한인교회의 전적인 사랑과 기도와 후원 그리고 일 년 넘게 시내에서 청양까지 택시를 타고 다니면서 새벽기도회를 인도한 헌신의 수고가 있었기 때문이었겠지만 하여튼 주님께서 교회를 세우시기 위해서 급하긴 급하신 모양이었습니다. 그렇게 해서 2003년 9월에 이곳에 청양한인교회가 세워져 어느덧 12년을 향해 달려가고 있습니다.
사실 저는 특별히 잘하는 게 없습니다. 찬양은 악보도 제대로 읽지 못하고, 음도 제대로 못 잡고, 키도 작고 몸도 작고, 남에게 호감을 주는 인상도 아니죠, 더군다나 설교를 잘 하거나 말을 조리있게 잘 하지도 못합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주님께 쓰임 받고 있다는 것을 보면 참 신기한 것 같습니다. 제가 중고등학교를 다닐 때 음악시간의 실기평가가 노래 한곡 부르는 것이었습니다. 연습을 할 때에는 그리 못 부르지 않았는데 막상 선생님과 학생들 앞에 서면 얼마나 떨리던지 연습한 것은 온데간데 없고 목소리조차 제대로 나오지 않아 실기평가를 망쳤던 경험이 있습니다. 결국 그 음악 때문에 평균점수는 깎이고…. 그런데 지금은 매주 300여명 앞에 서서 말씀을 전하고 있습니다. 어느 땐 갑자기 그때 생각이 나면서 단에 올라가 떨리면 어떻게 해야 하나라는 생각도 든 적이 있었지만 주님께서는 한 번도 그렇게 되게 하시지 않으셨습니다. 아프거나 입원으로 인해 말씀을 전하지 못한 적도 없고 건강한 몸으로 1년 52주를 지키게 하셨습니다(연수, 성지순례기간 제외) 사람의 말로 도무지 설명할 방법이 없습니다. 주께서 쓰시겠다고 하니까 그렇게 쓰시는 것 같습니다. 개척해서 지금까지 쓰임 받게 하시니 얼마나 감사한지요? 이게 왠 은혜인가요? 왠 사랑인가요? 사람의 힘으로는 절대 설명할 수가 없기에 전적인 하나님의 은혜라고 고백할 뿐입니다.
두 번째 감사는 좋은 믿음의 동역자들을 만나게 하신 것입니다.
‘인생은 만남이다’라는 말처럼 저 또한 숱한 만남의 연속성에서 여기까지 와 있는 것이죠. 좋은 만남은 사람을 기쁘게 하고 행복하게 합니다. 그 사람 때문에 내가 더 철이 들고 성숙해지기도 합니다. 제 주변에 참 좋은 분들을 만나게 하신 것이 얼마나 큰 감사인지요. 먼저 귀한 장로님들이 계십니다. 현재 세 분밖에 남지 않으셨지만 교회가 개척한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부터 오시기 시작하여 지금까지 맡겨진 일들을 잘 감당해 주고 계십니다. 무엇보다 감사한 것은 주님이 기뻐하시는 사역을 위해서 가정교회로 전환할 때 한 분도 반대하지 않고 앞장서서 목자로 헌신하시고 지금도 목장을 잘 섬기고 계십니다. 목장의 주 사역은 목녀가 하게 되는데 목녀 없이 하는 목장이 얼마나 힘드시겠습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힘들다고 하지 않으시고 목장을 통해서 많은 영혼들이 주께로 돌아오는 귀한 역사를 이루고 있습니다. 부사역자 또한 귀한 사람들입니다. 비록 교단은 다르지만 맡겨진 사역들을 잘 감당하고 있습니다. 다음 세대를 키울 주일학교 한 부서를 맡아서 수고하며 저의 부족한 부분들을 채워가게 하심으로 합력하여 선을 이루게 하셨습니다.
33개의 목자 목녀님들 또한 귀한 만남입니다. 가정교회안의 목자 목녀는 사실 일반교회의 리더들과는 비교될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이분들은 목사와 같은 목양을 하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목자의 심정을 가지고 목장에 맡겨주신 영혼들을 돌보고 섬기는 일에 헌신합니다. 목장식구에게 무슨 일이 일어나면 담임목사보다 더 먼저 달려가는 사람들입니다. 목장식구들 때문에 때로는 울기도 하고 웃기도 하며 자신의 삶의 우선순위가 목장에 있습니다. 늘 섬김이 몸에 베인 사람들입니다. 주의 몸 된 공동체 안에서 사역의 든든한 후원자이자 동역자들입니다.
세 번째 감사는 영혼구원하여 제자삼는 일에 열심을 내게 하신 것입니다
저희교회의 사명은 ‘영혼구원하여 제자삼는 사역’에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교회의 존재목적이기도 하고 주님이 가장 기뻐하시는 일입니다. 우리 교회에서는 여러 가지 사역이 진행되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우선순위는 주께서 우리에게 명령하신 한 영혼을 구원하는 사역입니다. 이를 위해서 목장에서는 끊임없이 VIP 명단을 놓고 기도합니다. VIP가 목장에 오면 최선을 다해 섬기고 예수영접과 삶 공부를 통해서 세례받는 일들이 일어납니다. 올해도 이 사역에 33개 목장이 땀 흘리며 수고함으로 헌신했습니다. 덕분에 목장에서 VIP가 예수영접할 때와 세례받을 때 목장식구들이 함께 기뻐하고 축하해주며 마치 나의 일처럼 챙겨주는 모습들로 인해서 얼마나 큰 기쁨과 감동이 몰려오던지요. 축제와 같은 행복한 날들이 계속되게 하십니다.
요즘 예배 드리는 회중들을 보면 VIP와 세례 받으신지 얼마 안되신 분들의 숫자가 꽤 있는 것을 발견합니다. 가뜩이나 이곳의 경제적인 여건들이 쉽지 않아서 귀국하는 사람들이 계속됨으로 인해서 성도들이 줄어드는 형편인데 만약에 우리가 영혼구원에 힘쓰지 않았으면 어떻게 되었을까라는 생각도 듭니다.
네 번째 감사는 목장을 보조로 섬기게 하신 것입니다.
교회 안에 33개의 목장이 있고 그만큼의 목자 목녀가 있습니다. 때론 나도 저분들처럼 목자가 되어서 목장을 섬겨보고 싶은 마음이 있습니다. 그렇게 하면 우리 부부가 잘 섬길 수 있을까? 목장은 잘 될까라는 걱정 아닌 걱정도 해 봅니다. 만약에 담임목사가 목장 하나를 맡아서 섬기게 된다면 얻는 것도 있지만 잃는게 더 많을 것이란 생각이 듭니다. 팔은 안으로 굽을 수 밖에 없기에 교회에서 목원들을 보면 눈에 먼저 들어오는 것이 당연할테고 그러면 관심이 갈 수 밖에 없고, 다른 사람들은 관심의 대상에서 멀어질 수 밖에 없을 것이고 한편으로 편애하는 마음도 드러나게 될 것입니다. 목장식구들이야 최고의 관심대상이 되어서 좋을지 모르겠지만 성도들에게는 이상한 모습으로 보일 수 있을 것입니다. 그래서 감히 목장을 할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런 형편을 아시고 주님께서는 주변에서 섬기게 하십니다. 먼저는 분가되는 목자부부를 중심으로 4~6개의 목장이 모여 4~8주간 시범목장으로 섬기게 하십니다. 이전에도 여러차례 섬기게 하셨는데 연말을 앞두고 또 섬길 수 있는 기회를 주십니다. 그뿐만 아니라 목자가 부재인 두 목장을 3주에 걸쳐서 집으로 초대하여 섬기게도 하셨고, 목사님/사모님들의 모임인 지역모임을 이곳 청도에서 시작한지 지난주가 만 1년이 되었는데 10번의 모임 가운데 8번을 저희부부가 자원하여 섬기게 하셨습니다. 모임이 있는 날이 돌아오면 메뉴를 무엇으로 해야 되는지 걱정도 많이 되고 육체적으로는 힘이 많이 들지만 섬김 후의 기쁨과 행복은 섬기는 자만이 누릴 수 있는 특권이라고 생각됩니다
다섯 번째 감사는 교회가 늘 섬기는 자리에 있다는 것입니다.
개척 초기부터 교회가 늘 섬기는 위치에 있었습니다. 청도라는 곳과 더불어 공항에서 가깝다는 이유도 있었고, 노회에 소속된 교회라 숱한 손님들이 저희교회를 찾았습니다. 특별히 이곳에 강의차 오시는 분들도 많이 있었기에 그분들을 모두 섬긴다는 것은 쉽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시간을 쪼개가며 섬겼습니다. 지역교회의 모임도 열심히 섬겼습니다. 그때마다 늘 최선을 다해서 풍성하게 섬겼습니다. 덕분에 우리가 섬기면 특별한 섬김이라는 말을 듣기도 했습닏. 한 번도 대접받는 자리에 있지 않게 하시고 항상 섬김의 위치에 있게 하셨습니다. 성경에 ‘주는 것이 받는 것보다 복이 있다’라는 말씀이 있는데 정말 주는 것이 복된 것임을 깨닫게 됩니다. 그렇게 열심히 섬겼더니 오히려 교회안에는 하나님의 부요하심으로 더 풍성케 하셨습니다. 무엇보다 섬길 수 있는 교회가 되어서 감사하고, 섬김의 위치에 있게 하셔서 무척이나 감사합니다.
그 외 사랑하는 가족 주심도 감사하고, 건강 주심도 감사하고, 중국직원들(기사)과 오랜시간을 함께 섬기게 하신 것도 감사하고, 지역모임을 섬기게 하신 것도 감사하고, 새벽을 깨워 기도하게 하심도 감사하고, 원조새벽암송반과 지금까지 함께 할 수 있어서 감사하고, 그나마 손목의 상태가 조금 나아져서 좋아하는 배드민턴 운동하게 하심도 감사하고.... 헤아릴 수 없이 많음을 고백합니다.
부족한 자, 연약한 자를 받아주실뿐만 아니라 잘 따라 주시는 성도님들에게 감사를 드리고 무엇보다 저를 지금까지 인도하신 주님께 영광 올려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