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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몽롱한 상태에서 목자님의 전화를 받고, 맞아~ 그런 것도 있었지~ 하고 생각했다가
또한 이 저주받은 건망증으로 인해, 모든 걸 기억 저편으로 까맣게 잊고 말 때쯤
모든 걸 간파하시고 저녁무렵 다시 한번 환기시켜 주신, 저를 너무나 잘 아시는 목자님,
먼저 감사의 말씀 올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석림 목장의 김일례라고 합니다.
올해 들어 부쩍 마치 건망증 열매를 따먹은 양, 돌아서면 모든 걸 까먹는 제가
올 한해 감사의 기록을 찾아내기 위해 잠시 멍한 상태에서 한참을 머릿속을 뒤져야만 했습니다.
돌이켜보면, 정말 모든 게 감사인 것을 말입니다.
먼저, 가장 먼저 떠오른 감사는 올해 접어들며 신랑이 사업을 시작하게 되었는데,
너무나 다행히 점점 제 궤도에 오르고 있다는 점입니다.
처음 사업을 시작한다 했을 때, 이 어려운 시국에 무슨 사업이냐, 젖은 낙엽마냥 회사에 딱 붙어 있으라며
극렬하게 반대했고, 사업을 시작한 후에도, 혹시 야반 도주하게 되면 최소 한달 전엔 알려라 라며
온갖 악담을 퍼부었는데도 말이죠. 아아~ 저는 언제쯤 돕는 베필의 경지에 이를 수 있을런지요..
하지만 한편으론 목장 예배를 통해 기도 제목을 내놓고 함께 기도했던 것이 가장 큰 힘이 되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VVIP인 저희 신랑이 어서 이 사실을 깨닫고 교회로 발걸음을 옮겨보길 소망해봅니다
그리하여 두 번째 감사는 늘 따스한 울타리가 되어주는 목장 예배가 되겠습니다.
두 아이의 엄마인 제가 가장 고민하고 가장 힘들어하고 가장 관심을 두는 문제라면
역시 육아인데, 육아에 대한 고민 등을 목장 나눔 시간에 내놓을 때면 신기하리 만큼
해결책을 찾게 되곤 합니다. 저의 개떡 같은 육아가 찰떡 같은 육아로 탈바꿈할 수 있도록
도와준달까요. 좀 거친 표현인 듯하여 다시금 시적으로 가다듬어 제 감사를 마치겠습니다.
도도히 흐르는 강물조차 일생에 한 번은 모든 흐름을 멈추고 서로 한몸을 이룬다고 어느 시인이
말하더군요. 저에게 목장 모임은 마냥 흘러 가는 제 인생에서 잠시 걸음을 멈추고
서로 한몸이 되어 뜨겁게 사랑을 나누고 서로를 변화시켜 나가는 귀한 공동체입니다.
목자님 이하 모든 목원님들, 정말 감사합니다.
충만한 감사를 담아 다음 바통을 최숙산 집사님께로 넘기겠습니다. 받아주세요~~
(제발 전화로 알리는 걸 잊지 말아야 할 텐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