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만남
2002년 3월에 중국 청도에 처음 발을 디뎠습니다. 당시에 부목사로 섬기고 있던 교회에서 기사가 딸린 심방용차량(미엔빠오츠어)을 준비해 주었습니다. 기사 딸린 차와 함께 중국에서 사역의 첫 출발이 시작되었습니다. 그 후 청양에 교회를 개척하게 되었고, 2년간 사용하던 기사와 차가 그대로 따라오게 되었습니다. 교회가 시작되고 1년정도 지난후에 기사는 봉고차로 바꾸어서 교회 기사로 운행을 담당했습니다.
이곳에 살면서 개인이나 회사가 이용하던 차의 기사와 불협관계로 인해서 어려움을 당한 일들을 많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제가 만난 그 기사는 한마디로 말하면 착한 기사였습니다. 한번도 말썽을 일으킨 적이 없고, 무엇이든지 하자는 대로 다 했습니다. 심지어 무거운 짐이 있으면 거의 들어다 주기까지 했습니다. 교회 차량을 운전하면서 많은 성도들로부터 좋은 사람이라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지금까지 햇수로 15년, 교회와 함께 한 사람이었습니다. 그러던 그가 9월말로 퇴사를 했습니다. 참 서운한 마음이 들었지만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현실이었습니다. 마지막 날에 사역자들과 모든 기사들이 함께 식사를 하고 조촐한 환송식을 했습니다. 꽃다발과 캐익을 준비하고, 기사의 아내 선물도 준비했습니다. 그리고 서툰 중국어로 그동안 수고해준 노고에 감사를 표현했습니다. 함께 기념사진을 찍고 교회 앞에서 헤어지는 순간, 갑자기 90도로 절하며 감사하다는 말을 하며 떠나는 모습을 보면서 순간 눈물이 앞을 가렸습니다. 참고 있었던 서운함이 올라온 것입니다. 그동안 오랜 시간을 함께 보내 왔는데, 이제는 떠나 보내줘야 하나 봅니다.
좋은 사람을 만나게 해 주셔서 지금까지 교회를 잘 세워왔습니다. 현지인과의 관계에서 어려움을 겪지 않은 사람이 없다고들 하는데 참 좋은 관계로 마무리 하게 하심이 큰 복이었습니다. 수많은 사람을 만나고 보내는 과정이지만 좋은 사람 한 사람을 떠나 보내는 마음이 쉽지는 않았습니다. 청도에 살면서 좋은 만남을 기대하며 잘 가꾸어 갔으면 좋겠습니다. 어쩌면 그것이 우리가 이곳에서 살아가는 또 하나의 기쁨이자 행복일지도 모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