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팔의 가나안 종교

언제부터인가 네팔에 대한 마음이 있었습니다. 막연한 생각이었겠지요. 히말라야, 안나푸르나, 트레킹, 깨끗한 자연환경 등... 그러던 중 어성경 전문강사 공부를 하게 되었고, 교회에서 성경방을 개설해서 몇 년 강의를 하게 되었습니다. 성경일독학교 프로그램인 어성경이 국내에서는 접하지 않는 교회가 없을 정도로 퍼져가고 있으며, 해외 선교지 구석구석까지 보급되어 가는 상황입니다. 이번에 네팔 성경방에 참석하게 된 것은 동문 후배 사역자들을 통한 제의로 이루어졌습니다.  

인천에서 7시간의 비행 끝에 착륙 직전 하늘에서 내려다 본 ‘카트만두’는 눈 덮인 히말라야가 멀리 보이지만 가까운 산 아래는 뿌연 안개 같은 것으로 가득했습니다. 중국보다 더 느린 입국심사를 마치고 자동차를 타고 달리는 시내거리는 마치 1950대의 모습과 흡사했습니다. 포장되고 단장된 유일한 도로는 최근에 중국자본의 도움으로 완성된 순환선 ‘링로드’(ring road) 하나라고 합니다. 비포장도로를 달리며 나는 먼지, 오래된 차량에서 나오는 시커먼 매연, 어디선가 제물을 태우는 듯 매캐한 냄새로 목안은 칼칼하고, 신발과 옷, 가방은 먼지가 가득했습니다. 4년 전 지진으로 인해서 무너진 곳을 다시 보수하고, 도시화가 집중되어 가는 현실에서 공사가 한창인 탓에 공기가 매우 좋지 않았습니다, 물이 부족하여 옥상위에 물탱크를 올려놓고 매일 정해진 시간에 급수를 받는 것이 일상이라고 합니다.

다음날 아침 강의하러 떠나기 전 옥상에 올라가서 일정과 네팔을 위해 기도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기도회가 마무리되어 갈 때쯤 1층에 살고 있는 주인집 여자가 올라오더니 해가 떠오른 쪽을 향해서 태양신을 섬기는 간단한 제사를 드립니다. 매일 아침마다 하는 의식이라고 합니다. 길거리를 지나면서 소 같은 동물들이 도로 위에 있는 모습을 보았고, 개들은 얼마나 많은지 밖에서 활보하는 개들에게 물려 병원에 오는 사람들이 하루에 300명 정도라고 합니다. 시내에서 1시간가량 떨어진 ‘덕친깔리’라는 곳을 방문하게 되었는데 수많은 사람들이 제물을 가지고 가서 제단에 드리는 그곳은 동물을 잡는 피와 향에서 나오는 냄새로 인해서 머리가 아플 정도였습니다. 강의를 끝내고 죽은 사람을 태운다는 곳에 가서는 직접 현장을 보기도 했습니다. 구약성경방의 6과에 나오는 가나안 종교의 현장을 다 보는 것 같았습니다,  

네팔의 크기가 우리나라와 비슷하지만 기독교 인구는 3% 미만인 이곳의 열악한 상황 속에서 복음 들고 사역하시는 선교사님들이 있는 것이 얼마나 귀한 일인지 이곳에 와서 피부로 느낍니다. 특별히 저희가 방문하여 강의하는 신학교 학생들 25명은 우리에게는 주님이 준비해 주신 귀한 섬김의 대상이었습니다. 이렇게 가난하고 환경이 열악한 나라에서 하나님의 자녀가 되어서 주님을 위해서 일하려고 열심히 공부하는 그 학생들을 보면서 껴안아 주고 싶은 마음입니다.
현지에서는 여기까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