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떨결에 시작하게 된 삶공부.

나는 하나님이 누구인지, 예수님이 누구인지, 신앙이 뭔지, 기도는 어떻게 하는 것인지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한 주, 한 주 수업을 들으며 하나씩 배워가는 것이 좋았습니다.

숙제를 하기 위해서 성경을 읽고, 처음에는 무슨 말인지 몇 번을 읽어봐도 이해가 되지 않았습니다. 말은 왜 이렇게 어렵게 쓰여져 있는지, 좀 쉬운 말로 쓰면 안 되나? 라는 생각도 많이 하면서 성경말씀을 읽어가고 요악을 하기 위해 머리를 싸매고 여심히 했습니다. 이런 모습을 본 남편은 의아해 하며 ‘뭐하는 거냐? 너 혹시 성경읽니? 그 시간에 영어공부나 하지.. ’라며 핀잔을 주었지만, 매주 자리에 앉아서 하는 모습을 보더니 아무 말 없이 집중하라고 하는 건지, 꼴보기 싫었던 건지 조용히 방문을 닫아주곤 하였습니다. 그리고 믿지 않는 남편이 또 뭐라 할까 괜히 마음이 쓰여서 화요일에 삶공부하러 교회 오는 것을 비밀로 한 채 다녔는데, 점심은 먹었는지 집에 혼자 있지는 않은지 신경이 쓰인다며 자꾸 전화하는 통에 삶공부 사실을 말했는데 어떤 일인지 ‘그래 열심히 해!’이러는 것이었습니다. 이 사람이 왜 이러는지 라는 생각이 들기는 했지만 그냥 아무 말 없이 응원해 주는 남편이 고마웠습니다. 그래서인지 수업에 빠지면 안 된다는 생각이 더 들고 저를 단단히 잡아주었습니다.

요즘 저는 일단 교회에서 본 것 같은 사람인데 라는 생각이 들면 먼저 인사를 했고, 그렇게 몇 번 하다 보니 사람 만나서 이야기 하고 어울리는 것이 부담스럽지 않게 되었습니다. 어린 나이에 중국에 와서 일을 하고, 이곳이 좁다 보니 의도치 않게 오해가 생기고 사람들과의 관계가 어려운 적이 있어서 어느 순간부터는 사람을 만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생겼습니다. 하지만 아이를 키우면서, 목장과 교회에서 사람들을 만나 교제를 하면서 이전과는 약간 다른 느낌이 들었습니다. 요즘에는 먼저 다가가 말을 붙이고 손을 내밀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는 제 모습에 한번씩 놀랄 때도 있습니다. 수업 중에 하나님과의 관계가 좋아지면 자연스레 이웃들과의 관계도 좋아질 수 있다는 말을 들었는데 아! 정말 그렇구나..라는 생각이 많이 듭니다.

제가 나도 모르는 사이에 조금씩 삶이 변화되듯이 남편도 조금씩 변화되는 것 같습니다. 교회 관련된 일에는 절대로 자신을 역지 말라던 사람이 목장식구들과의 개인적인 모임부터 VIP 연합 축제까지 같이 가자고 하면 군말없이 잘 따라 주더니 급기야 자신이 먼저 목장모임에 참석해 보겠다고 하였습니다. 갑자기 일이 너무 바빠서 참석은 못하고 있지만 천천히 기다려 볼 생각입니다.

이번 삶공부를 통해서 저는 아주 큰 선물을 하나 받았습니다. 그것은 세례입니다. 세례 받는 것은 저에게 엄청난 부담이었고, 큰 산이었는데 수업을 통해 마음을 잡고 신앙을 얻어 세례를 받을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이렇게 수업을 끝마칠 수 있어 저 스스로 대견함을 느끼고 정말 뿌듯합니다. 제가 느낀 이 마음을 다른 사람들도 느낄 수 있게 관심과 사랑을 베풀고 살아가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