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로로 잡혀갔던 바벨론 나라에서 왕이 진설한 음식을 먹지 않고 채소만 먹었다는 다니엘 이야기는 모태신앙으로 교회생활이 너무나 익숙한 저에게는 잘 알고 있는 내용이었으나 다니엘 금식은 아주 생소한 단어였습니다. 금식 첫째 날과 둘째 날은 정해진 규칙대로 음식에 대한 금식을 했으나 처음 다니엘 금식을 하는 저에게는 어떤 음식은 되고 어떤 음식은 안 되는 것이 너무 힘들어 차라리 하루 한 끼 온전한 금식이 더 쉽겠다 싶어서 그렇게 금식을 시작했습니다.
이번 다니엘 금식에서 저는 음식에 대한 금식보다는 미디어 금식에 더 집중하고자 했었습니다. 저희 집에는 한국 TV위성은 달려 있지는 않지만 아이들이 학교 간 틈틈이 인터넷으로 드라마를 보는 소소한 낙이 있었던 저였습니다. 다니엘 금식 시작 전까지 월화는 김사부, 수목은, 김복주, 금토는 도깨비로 일주일 드라마를 보는 쏠쏠한 재미에 빠져 있던 터였죠.
드라마를 끊고 말씀과 기도로 매일 매일 산다는 것이 적어도 다니엘 금식 열흘 까지는 아이들이 컴으로 무엇을 봐도 동요되지 않았었는데 금식 막바지에 이르니까 약간의 금단 현상과 같이 드라마의 뒷얘기가 너무 궁금하고, 또 한편 정도는 괜찮지 않을까 하는 보고 싶은 생각이 굴뚝같이 들었습니다. 급기야 옆에서 딸아이가 김사부가 종영했다고... 번외편에 김혜수가 나온다는 얘기를 하면서 줄거리를 얘기하려고 할 때 저도 모르게 그만하라고 딸 이에게 소리를 버럭지르며 예민해지는 저 자신을 보게 되었습니다. 금연 후에나 있는 줄 알았던 금단 현상이 즐겨보던 드라마를 끊을 때도 나타나더라구요.
빨리 다니엘 금식이 끝나기만을 손꼽아 기다렸던 연약한 저이지만 “모든 것이 나에게 허용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모든 것이 유익한 것이 아닙니다.”라고 고백한 바울처럼 이번 다니엘 미디어 금식에서 이 말씀을 붙들고 씨름한 21일의 유익한 시간이었습니다.
연약하지만 마지막까지 신약을 통독하고 미디어 금식을 완주할 수 있게 해 주신 하나님께 감사와 영광을 돌립니다.
하늘 복 많이 받으세요.